종로는 참 오묘한 동네로 갈 때마다 매력적인 동네인 것 같다.
그렇게 자주 다녀봐도 내 기준에서는 항상 새로운 볼거리와 먹거리들이 넘쳐나는 곳이 바로 종로이다.
종로에 숨은, 혹은 숨어있지는 않았지만 내가 몰랐던 맛집을 방문해 봤다.
맛집 메뉴는 복요리.
복요리라 하면 복지리와 복튀김정도가 다 인 복알못이 종로 간 김에 복요리집 두 군데 중 한 군데 들어가 봤다.
소문난 복집과 원남복집 중 원남복집에 방문해 봤다.
두 식당은 걸어서 2분 거리에 있었다.
원남복집에서 먹다 고개를 들어 창문을 보면 바로 앞에 소문난 복집이 잘 보인다.
옛스러운 건물에 옛스러운 간판까지, 게다가 한자로 써져 있는 식당이름.
이런 게 종로의 매력 중 하나 아닐까 생각한다.
원남복집 내부로 들어가 보면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매우 넓었다.
종로자체가 새로운 동네가 아니다 보니 건물들은 전반적으로 새것은 아니다.
그래서 노포의 감성을 느끼기 좋다. 노포의 감성을 느끼고 싶으면 종로나 을지로 이런 곳이 딱이다.
그렇다고 지저분하거나 청결하지 않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오히려 더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되어있는 느낌이 들었다.
종로에서 보기 드물게 청결관리가 잘되어 있는 식당 같았다.
룸타입을 개조한듯한 곳으로 가면 테이블이 있는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되었다.
아마도 예전에는 개별 룸타입의 좌식이었을 것 같은 스타일이었다.
이런 타입의 공간이 입구 쪽부터 안쪽까지 쭉 이어져서 꽤 넓게 있었다.
일단 메뉴판을 보면 가성비가 꽤 좋아 보인다.
일반 점심식사로는 비싸지만 복요리라는 점을 생각하면 다른 복요리 음식점보다는 확실히 싼 편에 속한다.
메뉴판 처음에 나오는 메뉴가 복매운탕인 걸 보니 복매운탕을 먹어 보고 싶었는데, 구관이 명관이라고
복은 복지리만 먹는 외길 인생시전 중이다. 별미로 복어튀김도 먹지만.
마치 카페 가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듯 오늘도 변함없이 복지리를 주문해 본다.
밑반찬이 깔끔하고 정갈하다.
총각김치, 낙지젓갈, 마늘장아찌, 복껍질무침(복껍질을 해파리냉채 스타일로 해주셨다)
총각김치는 아삭아삭했다. 많이 익지 않아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낙지젓갈과 마늘장아찌는 말해 뭐 하나, K - 밥도둑 중 하나인데.
해파리냉채 스타일의 복껍질은 처음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평소에도 해파리냉채를 잘 먹어서 그런가 보다. 리필도 가능해서 입에 맞는다면 맘껏(?) 먹어보자.
주문하고 5분 정도 기다리니 복지리 2인분이 나왔다.
11시 40분쯤 방문해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음식이 빨리 나온 듯하다.
화력이 세니깐 복지리가 금세 보글보글 끓어서 미나리 향이 쫘~악~ 퍼지는 게 냄새만 맡아도 맛있다.
그래서 그새를 못 참고 해장하러 가서 다시 한번 소주를 주문해 봤다.
훌륭한 식사에 술이 빠지면 왠지 섭섭하다.
해장하러 갔지만, 다시 술을 먹게 되는 마법 같은 현상이 이뤄지는 메뉴, 복지리!
국물 한 모금 먹어보면 저절로 술이 당긴다. 때마침 소나기도 오니 술맛이 더 좋은 것 같다.
복지리 무침에 일단 소주 한잔 드링킹~
저 복지리 무침으로 한 병은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맨 밑에 콩나물 그 우이에 복어가 있었고 맨 위에는 미나리가 있었다.
음식이 나오면 조금 더 끓인 다음 먹어야 한다. 사진 찍으려고 복어 들어 올렸더니 사장님께서는 바로 먹는 줄 아시고는 한마디 하셨다.
지금 먹으면 큰일 나요~~ 미나리부터 드세요~~
바로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괜히 머쓱하더라.
미나리가 생각보다 양이 많았는데, 신선도도 좋았다.
미나리부터 맛을 보고 콩나물을 먹어봤는데, 콩나물이 통통하다고 해야 하나? 신선한데 통통하기까지 한 콩나물을 보니
시원한 국물 우리는데 한몫을 하고 아삭아삭 씹는 맛도 주고 오늘의 숨은 주인공이다.
복지리를 자주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원남복집에 복어가 다른 곳보다는 살코기가 많아 보였다.(내가 먹어본 곳 기준으로)
겨자소스에 콕 찍어 먹으면 담백한 복어 살코기와 매콤함이 잘 어우러져 계속해서 먹게 된다.
해장하러 가서 술을 먹게 되는 메뉴, 복지리~
다른 복 전문점보다 특별히 더 맛있거나 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맘에 든다.
가성비 좋게 복요리를 먹기에는 이보다 좋을 순 없을듯하다.
기회가 되면 근처에 소문난 복집을 방문해서 맛을 비교해 보고 싶다.
'맛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직장인들사이 점심 맛집 중국집 (0) | 2023.06.26 |
---|---|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내내 광화문 웨이팅 맛집 (1) | 2023.06.20 |
대전 중앙로 연예인 단골 맛집 (2) | 2023.06.15 |
양재역 근처 새로 생긴 태국요리 전문점 맛과 양은 어떨까? (4) | 2023.06.10 |
서울 강남역 데이트 코스로 가기 좋은 일식당 (0) | 2023.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