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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42살인 아재는 어떻게 우리팀에 채용되어 같이 일하게 되었을까?

by 사또킴 202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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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작년에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올렸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규모가 작고
복지가 그리 좋은 게 없는 회사인
흔히들 말하는 "ㅈㅅ기업"

 
당연히 지원자가 없다.
몇 달이 지나도 지원하는 자는 그리 많지 않거나,
성의 없이 작성한 이력서를 올려놓은 사람들.

 
이력서가 얼마나 성의가 없는지.
이름과 나이만 적어서 보내는 사람이 태반이다.


요즘 시대가 변했으니 사진은 안 넣어도 괜찮다.
그러나 적어도 지원 공고에 올라온 업무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 혹은 간단한 각오라던지 최소한의 글도 안 적고 보내는 사람이 태반이더라.

 
그렇게 채용공고를 올려 놓은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에 우리 팀이 제일 바쁜 시기인 연말이 왔고
사실 연말 전에 사람을 뽑아야 효과가 있는 것이었기에,
지금처럼 한가한 시기에 채용한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긴 없다. 

 
그사이 채용공고건은 잊고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팀장이 이력서 한 장을 보여주면서 한번 불러서 면접 보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이력서를 받아 들고 놀란 가장 큰 이유는 지원자의 나이였다.

42살.. 신입을 채용하는 공고였는데 42살이 지원했다.
 
그래도 지원한 사람의 성의를 봐서 이력서를 꼼꼼하게 읽어 보았다.

나이 빼고는 나쁘지 않은것처럼 보였다.
당연히 나이가 많아도 지원하고 뽑힐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팀에 일하는 직원들은 최소 경력 5년 이상인데 다들 젊다.


대학 졸업하고 첫회사로 입사해서 계속해서 다니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과장 최고참은 34이다.
그 밑에 과장이 35, 대리도 30대 초반들이다.
 
과연 지원자가 당연히 면접 때 나이는상관없다고,  괜찮다고 할 것이다.


본인은 괜찮다고 할 것이지만,
기존 직원들은 매우 불편한 상황이 발생한 거다.
 
동방예의지국 코리아에서 막내가 자기보다 형님뻘이라고?

그리고 여긴 다 총각인데  막내자리에 새로 입사지원하는 지원자가 초등학생딸을 둔 아빠라고? 

 
당연히 다들 불만이다.

그 불만은 아마도 회사에서 신입을 뽑는다고 공고는 냈지만 지원자의 경력과 나이를 배려해 경력직으로 전환을 해줄 것이고 분명 과장급으로 올 텐데 기존에 7년 일한 대리는 뭐가 될까?
 
7년을 일한대리는 갓 들어온 과장보다 적은 월급을 받을 텐데, 너무 허무하지 않을까? 
 
나도 많은 고민을 해 보았다.
그러나 처음 이력서를 가져온 팀장은 나이는 상관없으니 면접을 보고 지원자가 괜찮으면 뽑겠다고 한다.
(이력서를 가져온 팀장은 아무래도 본인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본인이야 총괄팀장이고 지원자와 나이도 비슷하니- 지원자가 심지어 형이다. 다른 팀원들 생각은 안 하는 것 같았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면접만 보면 거의 프리패스급으로 통과가 되는 여기는 "ㅈㅅ기업" 이니깐

지원자가 면접때 정말 이상한짓만 허지 않는다면 통과다
 
아래 직원들에게 미안해서,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일단 지원자에게 면접날짜를 알려주었다.
 
그는 흔쾌히 면접을 보러 온다고 하였다.

이쯤 되어서 드는 생각은,
그동안 많은 면접 지원자들이 참석을 약속하고 당일에 오지 않았다.
솔직히 속으로 이 사람도 그냥 오지 말았으면 했다.


그러나 42살에 신입 뽑는자리에 지원할 정도면?

역시 42살 지원자는 면접에 참석했다.
그만큼 절박한 거 같다.
보통의 젊은이들은 면접에 안 왔지만 한 가장의 가장이며, 한 아이의 아버지는 왔다.
조건이 형편없는 "ㅈㅅ기업"에.
 
그 후 42살 아재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제목이 스포이긴 하지만^^";)
 

합격을 해서 역시나 과장 경력직으로 현재 다니고 있다.
기존에 다니던 직원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수도 있는데
과연 42살 아재는 젊은 직원들이 많은 심지어 자기보다 상사들인데 이곳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남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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